라이프

체벌로 '협동' 유도하는 물고기 포착


인간 사회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는 체벌이 동물 세계에서는 여전히 존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본 오사카공립대 아와타 사토시 교수 연구진은 동료나 새끼를 체벌하는 동물들의 행동을 관찰해 주목받고 있다.

 

연구진은 물고기 무리에서 단체 행동을 촉진하기 위한 체벌이 이루어지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입안에서 알을 부화하는 시클리드류 어종인 ‘네오람프롤로구스 사보리(Neolamprologus savoryi)’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이 어종은 우성 계급이 알을 낳고 키우며, 하등 계급인 도우미는 공동 육아를 돕는다. 도우미는 외부 침입자를 막고 번식지를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도우미 역할을 하는 사보리 한 마리를 다른 수조로 옮긴 뒤 2시간 후에 원래 무리로 돌려보냈다. 돌아온 도우미 사보리는 육아를 담당하던 사보리들에게 공격받았으며, 이후 서식지 방어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도우미 사보리가 제 역할을 하지 않자 공격을 통해 체벌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한, 사보리들은 무리 활동에 소극적인 어린 물고기들에 대해서도 공격적인 행동을 보였다. 반면, 꾸준히 집단 활동에 참여한 도우미 물고기들은 공격받지 않았다. 이는 물고기 무리 내에서도 사회적 보상과 처벌의 규칙이 존재함을 시사한다.

 

아와타 교수는 “이번 연구는 동물들이 집단 구성원의 협동을 유도하고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체벌을 사용하는 사례를 보여준다”며 “고등 척추동물뿐만 아니라 물고기 역시 높은 사회적, 인지적 능력을 지니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 4월 6일 국제 학술지 ‘동물 행동(Animal Behaviour)’ 온라인판에 게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