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방 직후, 좌우 이념 대립으로 한국 전체가 들끓던 혼란의 시기. 정치적 구호가 예술계를 뒤덮던 그때, 오직 그림에 대한 열정만으로 모인 예술가들의 성지가 있었다. 서울 돈암동에 자리했던 '성북회화연구소', 바로 그 전설적인 공간과 그곳을 이끌었던 천재 화가 이쾌대의 이야기가 8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우리 앞에 펼쳐졌다.현재 성북구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기획전 '1946, 성북회화연구소'는 바로 이 잊혀진 역사의 조각들을 복

1916년, 같은 해에 태어나 한국 미술의 현대화를 각자의 방식으로 이끌었던 세 명의 거장이 11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한자리에서 만났다. 현대화랑에서 열리고 있는 유영국, 이봉상, 최영림의 특별전은 한국 근현대 미술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이들이 구축한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비교하며 조망하는 드문 기회다.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유영국은 산과 바다 같은 자연의 이미지를 점, 선, 면이라는 순수한 조형 요소로 환원했다. 그는 자연을 보이

조선 시대를 대표하는 화가 겸재 정선의 탄생 350주년을 맞아, 우리 민족의 기개와 생명력을 상징하는 '소나무'를 주제로 한 특별한 전시가 서울 강서구 겸재정선미술관에서 그 막을 올렸다. 이번 전시는 조선부터 현대까지, 시대를 관통하며 변화해 온 소나무 그림의 역사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귀한 자리다.전시의 중심에는 단연 겸재 정선의 작품이 있다. 그는 진경산수화의 창시자로서, 이전까지 배경에 머물렀던 소나무를 그림의 중심으로

아동 성폭력 피해 생존자인 서예희 작가가 가명의 그늘에서 벗어나 자신의 진짜 이름으로 대중 앞에 섰다. 최근 서울 인사동에서 막을 내린 그녀의 두 번째 개인전 '헐거운 의지'는 단순한 작품 전시를 넘어, 한 개인이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온전히 드러내는 용기 있는 선언이었다.그녀의 캔버스는 그동안 겪어온 고통의 기록이었다. 가해자의 거짓 진술, 친척의 비수 같은 말, 온라인에서의 2차 가해 등 지울 수 없는 상처들이 작품의 주된 소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촉발한 단종 열풍이 스크린을 넘어 미술계로 번지고 있다. 한국 구상미술의 거장으로 꼽히는 서용선 화백이 40년간 몰두해 온 단종 연작을 대중에게 선보이는 대규모 연합 전시 '서용선의 단종그림' 전이 개최된다.서 화백이 단종이라는 역사적 인물에 깊이 빠져든 것은 1986년 여름, 영월 청령포에서의 신비로운 경험 때문이었다. 그는 그곳에서 단종의 시신을 수습한 충신 엄흥도의 환영을 보았고, 이는 돌아가신

제주에 위치한 SK 포도뮤지엄이 개관 5주년을 맞아 세계적인 미술 기관들과 손잡고 글로벌 무대로 활동 반경을 넓힌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샌프란시스코 아시아 미술관과의 연이은 파트너십 체결을 통해 국제 문화예술계의 핵심 플레이어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첫 번째 협력은 세계 3대 미술관으로 꼽히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이루어진다. 포도뮤지엄은 향후 3년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연례 행사인 ‘위민 앤 더 크리티컬 아이(W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