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두운 도서관의 정적을 깨고 벽면을 타고 흐르는 문장들이 관객의 시선을 붙잡는다. 책장 사이로 번지는 빛의 향연과 새들의 날갯짓은 활자 속에 갇혀 있던 이야기들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관객이 작품의 경이로움에 빠져들 때쯤, 견고해 보이던 책장이 마법처럼 열리며 거울로 이루어진 무한한 미로가 눈앞에 펼쳐진다. 서울 가회동의 푸투라 서울에서 막을 올린 에스 데블린의 개인전은 이처럼 관객을 단순한 관찰자에서 작품의 일부

국내 미술 시장의 최대 성수기인 9월 '키아프-프리즈 서울' 주간을 앞두고 메이저 경매사들이 한국 근현대 미술의 정수를 담은 걸작들을 대거 쏟아낸다.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은 각각 오는 25일과 26일, 총 150억 원 규모에 달하는 8월 정기 경매를 개최하며 시장의 열기를 끌어올릴 예정이다. 이번 경매는 단순한 상업적 거래를 넘어, 오랫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거장들의 미공개 수작들이 시장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컬렉터들의

캔버스 위에서 중력을 거스른 채 거꾸로 매달린 인물들은 관람객에게 익숙한 시각적 질서를 파괴하는 충격을 선사한다. 독일 신표현주의를 상징하는 거장 게오르그 바젤리츠의 60년 예술 여정을 집대성한 개인전이 서울 세화미술관에서 개막했다. 이번 전시는 지난 4월 작가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며 의도치 않은 사후 회고전이 되었으며, 2007년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이후 19년 만에 한국 관객을 찾는 대규모 개인전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

서울의 가을을 예술적 영감으로 가득 채울 초대형 통합 공연예술 축제가 막을 올린다. 서울문화재단은 오는 9월 18일부터 11월 29일까지 73일 동안 서울 전역에서 '2026 서울어텀페스타'를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올해로 2회째를 맞는 이번 행사는 '서울의 가을, 도시가 예술이 되다'라는 슬로건 아래 38개 축제와 558개 프로그램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총 2,014회의 공연을 시민들에게 선보인다. 운영 기간과 참가 규모를 대

한국 근현대 미술사에서 가장 화려한 색채를 구사했던 거장 이대원의 삶과 예술을 총망라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진행 중인 이번 회고전은 법학도 출신의 화가이자 대학 총장, 예술원 회장 등 다채로운 이력을 지녔던 그의 70년 화업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그동안 대중에게는 과수원의 풍경을 밝게 그려낸 '행복한 화가'로만 각인되어 왔으나, 이번 전시는 그 이면에 숨겨진 치열한 조형적 실험과 한국적 현대미술을 향한

대작 외화 2편이 맞붙은 8월 극장가에서 특별상영관이 흥행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신작 〈오디세이〉는 아이맥스(IMAX),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는 스크린엑스와 4DX를 앞세우며 관객들의 발길을 끌어모으고 있다. 단순히 영화를 보는 것을 넘어 “어느 관에서 봤는가”가 관람 경험의 일부가 되는 분위기다.지난 5일 개봉한 〈오디세이〉는 개봉 6일 만에 누적 관객 200만 명을 돌파하며 흥행세를 이어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