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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분기 매출 100조 시대 열었다

 삼성전자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분기 매출 100조 원 시대를 열며 대한민국 기업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인공지능(AI) 시대의 도래와 함께 폭발한 반도체 수요에 힘입어 단 3개월 만에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을 뛰어넘는 경이로운 실적을 기록, 시장의 모든 예상을 압도했다.

 

7일 발표된 삼성전자의 1분기 잠정 실적은 그야말로 충격적이다. 매출은 133조 원, 영업이익은 57조 2000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영업이익이 750% 이상 폭증했다. 이는 단순히 실적이 개선된 수준을 넘어, 삼성전자의 수익 창출 능력이 완전히 새로운 차원으로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기록적인 성과의 중심에는 AI 반도체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이 있었다.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글로벌 빅테크들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HBM3E와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의 공급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 여기에 세계 최초로 6세대 제품인 HBM4 양산에 돌입하며 기술 초격차를 다시 한번 증명했다.

 

실적 호조와 더불어 그룹의 가장 큰 불확실성이었던 지배구조 리스크도 완전히 해소되었다. 이재용 회장과 오너 일가가 이달 중으로 12조 원에 달하는 상속세 납부를 최종적으로 마무리하기로 한 것이다. 2021년부터 5년간 이어진 상속세 부담을 완전히 털어내면서 이 회장의 경영권은 더욱 안정적인 기반을 갖추게 됐다.

 


재계에서는 상속세 재원 마련이라는 족쇄가 풀리면서 삼성의 투자 시계가 한층 빨라질 것으로 전망한다. 그동안 지연되었던 대규모 인수합병(M&A)이나 미래 신사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본격화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 조성되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눈부신 실적 잔치 속에서도 내부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사측의 성과급 지급안에 강하게 반발하며 총파업까지 거론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실적을 견인한 반도체 부문 직원들이 노조의 주축이라는 점에서, 노사 갈등이 심화될 경우 생산 차질에 대한 우려를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