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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일 임시공휴일 포기한 진짜 이유는?

 정부가 오는 5월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하면서, 이를 둘러싼 우리 사회의 반응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황금다리' 연휴를 고대했던 직장인들의 아쉬움과 실망감이 큰 반면, 일부 자영업자들은 내수 소비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국내 관광지 인근 상인들과 도심 상인들 사이에서도 희비가 엇갈리는 등 다양한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정부의 결정 배경에는 지난 설 연휴 임시공휴일 지정의 '씁쓸한 경험'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당시 내수 활성화를 목표로 설 연휴 직후 하루를 임시공휴일로 지정했지만, 결과적으로 국내 소비 진작 효과는 미미했고 오히려 해외여행 수요만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실제로 지난 설 연휴 기간(1월 24일~2월 2일) 인천국제공항의 하루 평균 이용객은 약 21만 4천여 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2.8%나 급증했다. 1월 전체 이용객 수도 658만여 명을 기록하며 전년 동월 대비 13.0% 증가하는 등 해외로 떠나는 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반면, 임시공휴일 지정의 수혜를 직접적으로 받아야 할 것으로 기대됐던 숙박·음식점업 등 국내 내수 업종은 오히려 깊은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해당 업종의 생산지수는 지난해 12월 123.3에서 올해 1월 109.9, 2월 103.8로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 전년 동월 대비 증감률 역시 1월 -3.7%, 2월 -3.8%로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며, 무려 22개월 연속 감소라는 충격적인 수치를 기록하며 장기 불황의 심각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국내 관광지 인근 상인들과 일부 소상공인들은 이번 임시공휴일 미지정 결정에 조심스러운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장기 연휴가 무산됨에 따라 해외 대신 국내에서 짧게라도 휴가를 보내거나 소비하려는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한 지역 상인은 "길게 못 쉬게 되면 아무래도 가까운 국내로 눈을 돌리지 않겠느냐"며 "짧더라도 국내에 머무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지역 상권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직장인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연차를 쓰지 않고도 최장 엿새를 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는데 너무 아쉽다", "내수 진작은 핑계고 결국 해외여행만 늘어나는 거 알면서 왜 지정 안 하는지 모르겠다" 등 실망과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일부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도 냉정한 현실 인식이 나온다. "공휴일이 있든 없든 결국 상권 자체의 경쟁력이 중요하다", "휴일 지정 여부보다 손님을 끌어들일 매력이 있느냐가 관건"이라는 반응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임시공휴일 지정만으로는 구조적인 내수 부진을 해결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한 경제 전문가는 "과거 사례를 통해 임시공휴일이 국내 소비보다 해외 소비를 자극하는 경향이 확인됐다"며 "국내 소비를 실질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보다 정교하고 타겟팅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임시공휴일이 특정 업종에는 긍정적일 수 있지만, 다른 업종에는 오히려 인건비 부담 등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며 "일회성 휴일 지정 논쟁보다는 국내 경제 생태계를 전반적으로 회복시킬 수 있는 근본적인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