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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원 청문회, 시작 전부터 불붙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향한 여야의 신경전이 인사청문회 전부터 거세지고 있다. 야당은 김 후보자를 이번 개각의 핵심 낙마 대상으로 지목하며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고, 여당은 검찰개혁 완수를 위한 적임자라며 방어에 나설 태세다. 청문회는 후보자 개인 검증을 넘어 새 형사사법체계의 방향을 둘러싼 여야 충돌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쟁점은 김 후보자가 과거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모임’ 공동대표를 맡았다는 점이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 관련 재판의 공소취소를 주장했던 인물이 법무부 장관이 되는 것은 명백한 이해충돌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법무부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통해 실제 공소취소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김 후보자를 “지명 철회 0순위”라고 비판하며 이 대통령의 재판 문제와 연결 지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도 김 후보자가 장관이 될 경우 수사지휘권 행사를 통해 관련 사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청문회에서는 김 후보자가 과거 입장을 유지하는지, 장관 취임 뒤 이 대통령 사건에 대해 어떤 원칙을 적용할지가 핵심 질문이 될 전망이다.

 

김 후보자는 아직 이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는 후보자 지명 직후 “법무부 현황을 파악한 뒤 현안에 대해 정리해 답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대신 “70년 만의 형사사법체계 대전환을 안정적으로 안착시키는 것이 가장 시급한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변호사 시절 이력도 야당의 공격 대상이다. 김 후보자가 과거 소속됐던 법무법인은 2015년 남욱 변호사의 변호사법 위반 사건을 맡았고, 김 후보자도 변호인 명단에 포함됐다. 국민의힘은 이를 근거로 김 후보자를 ‘대장동 관련 변호인’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김 후보자 측은 2015년 사건은 2021년 이후 불거진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과 별개라고 반박한다. 김 후보자는 대장동 본안 사건의 변호인으로 활동한 적이 없으며, 당시 소속 법무법인의 지정서에 이름이 함께 올라갔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또 남 변호사를 한 차례 접견해 법률 상담을 한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 이력도 청문회에서 다시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 김 후보자는 과거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로비 의혹 사건과 관련해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야당은 해당 사건에서 김 후보자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왜 기소유예 판단이 내려졌는지를 따져 묻겠다는 분위기다. 여당은 기소유예가 유죄 판결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방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정책 검증의 최대 격전지는 검찰개혁이다. 김 후보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검사 직접수사권과 보완수사권 폐지를 추진해온 대표적 인물이다. 민주당 형사소송법 태스크포스에도 참여하며 수사와 기소 분리 논의를 주도했다.

 

국민의힘은 검찰의 보완수사권까지 폐지되면 경찰 수사의 오류나 부실을 바로잡을 장치가 약해진다고 우려한다. 특히 성폭력, 경제범죄, 조직범죄처럼 복잡한 사건에서 피해자 보호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청문회에서는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를 하지 못하면 부실 수사는 누가 바로잡느냐”, “공소청 검사가 수사 없이 기소 여부를 제대로 판단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 집중될 전망이다.

 

김 후보자는 이에 대해 새 제도가 오히려 수사의 책임성과 인권 보호를 강화할 수 있다는 논리로 맞설 가능성이 크다. 그는 후보자 지명 뒤 “실체적 진실을 더 신속히 밝히고 국민 안전과 범죄 피해자 권리를 두텁게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출범을 앞둔 상황에서 구체적인 보완 장치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제시하느냐가 관건이다.

 


청문회가 열릴 국회 법사위의 대진표도 치열하다. 김 후보자는 최근까지 법사위 여당 간사와 법안심사제1소위원장을 맡아 야당 의원들과 정면으로 맞서왔다. 이번에는 같은 상임위에서 함께 충돌했던 의원들이 검증자와 후보자로 다시 마주하게 된다.

 

야당에서는 박형수 국민의힘 간사와 검사 출신 주진우 의원 등이 전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여당에서는 서영교 법사위원장과 김용민·박균택 의원 등이 김 후보자 방어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검찰개혁을 둘러싼 기존 여야 대립 구도가 그대로 청문회장으로 옮겨지는 셈이다.

 

김 후보자는 1969년 경기 수원 출생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1996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전주지법과 수원지법 판사를 지냈고, 이후 변호사와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을 거쳤다. 2020년 경기 수원갑에서 국회에 입성했고 22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민주당 법률위원장, 경기도당위원장, 국회 법사위 간사를 지낸 친명계 핵심 인사로 꼽힌다.

 

김승원 후보자 청문회는 세 갈래로 압축된다. 이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 논란, 과거 변호·수사 관련 이력, 그리고 검찰개혁 이후 수사 공백 우려다. 여야가 이미 정면충돌을 예고한 만큼 이번 청문회는 새 법무부 장관 한 명의 자질 검증을 넘어 향후 사법개혁의 주도권을 가르는 정치적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