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초이스
군 급식·피복비 600억까지 밀렸다
대한민국 국방부가 사상 초유의 국방비 미지급 사태에 직면했다. 총 1조 3천억 원에 달하는 예산이 지급되지 않은 가운데, 특히 군 장병의 급식과 피복에 쓰여야 할 600억 원까지 포함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국방부는 이번 주 금요일까지 문제 해결을 약속했지만, 정부의 미온적 대응과 해명은 논란을 키우고 있다.
국민의힘 임종득 의원실에 제출된 문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이후 2026년 1월 7일까지 미지급된 국방비 사업 현황은 심각한 수준이다. 전력 운영비 5천2억 원 중 급식 및 피복비 604억 원, 군수 자금 2천235억 원, 군사시설비 1천627억 원이 미지급된 상태다. 이는 장병들이 먹고 입는 기본적인 비용과 혹한기 대비 유류비 등이 제때 지급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방위력 개선비 항목에서는 더욱 큰 규모의 미지급이 발생했다. 전투예비탄약 1천20억 원, 전술지대지유도무기 429억 원, 현무 2차 성능 개량 64억 원 등 총 8천36억 원가량이 집행되지 않았다. 이처럼 미지급된 항목 대부분은 군의 사기와 직결되거나 국가 안보의 핵심인 대비 태세에 막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업들이다.

이번 사태에 대해 재정경제부는 지난 6일 "연말에 일부 집행 자금이 부족할 수 있으며 통상적인 일"이라는 해명을 내놓았다. 그러나 7일 정부가 지난해 12월 한국은행으로부터 5조 원을 빌렸다는 사실이 새롭게 알려지면서 재경부의 해명은 설득력을 잃었다. 국고 잔액 부족으로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해 급하게 돈을 빌렸음에도, 유독 국방비 지급이 지연된 것에 대해서는 국방부가 예산을 뒤늦게 신청한 탓이라는 책임 전가성 발언만 반복했다.
국회에서는 이 사태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연말에 국방비 미지급은 부끄러운 일 아니냐"며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국고 납입 과정에서 행정적 지연으로 일시적 발생할 수 있는 것"이라며, "재경부와 협의해 신속히 처리하겠다"고 답했다. 안 장관은 국민적 우려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며, 이번 주 금요일까지 미지급 사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사상 초유의 국방비 미지급 사태가 군의 사기와 국방력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정부의 안이한 대응과 책임 회피성 발언은 국민적 불신을 더욱 키우고 있으며, 약속된 시한 내에 모든 문제가 해결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