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초이스
김문수, 청년·노인 잡는 ‘투트랙 전략.."노령연금 감액 없앨 것"

김 후보는 기초연금 인상에 대해 “40만원이 많지 않겠지만 최대한 늘릴 것”이라며 “어르신들이 건강을 챙겨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노후를 활기차게 보낼 수 있도록 국가가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간병비 지원 확대 공약도 내놓았다. 요양병원 입원환자 간병비를 국가가 지원하도록 하며, 가족이 간병할 경우 최소 50만원, 65세 이상 배우자에게는 10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치매 노인을 위한 주간 서비스 이용 시간을 최대한 늘리고, 치매 전문 주치의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번 공약 발표는 김 후보가 최근 호남 방문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와 노인층과 청년층을 공략하기 위한 일환으로 풀이된다. 특히 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복지 정책은 김 후보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영남 지역과 함께 고령층의 지지를 확보하는 데 전략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김 후보는 대한노인회장이자 부영그룹 회장인 이중근 회장의 ‘1억 출산장려금’ 지원 정책을 높이 평가하며 “정말 감동받았다”고 전했다. 아울러 순천 출신인 이 회장과의 인연을 강조하며 친근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평화적 통일에 대한 견해도 나왔다. 이중근 회장이 김 후보에게 “대통령이 되면 평화적 통일을 해달라”고 요청하자 김 후보는 “헌법에 규정된 방향대로 통일이 이뤄져야 하며, 전쟁이나 무력 통일은 절대 안 된다”고 답했다. 그는 독일의 평화적 통일 사례를 언급하며 “적대 행위 감소와 이산가족 상봉 확대 등 자유로운 교류가 선행되어야 자연스럽게 통일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간담회 후 진행된 질의응답에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노인회 추천으로 시·도의원 비례대표 후보를 내는 방안에 대해, 비례대표보다는 지역구 공천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대한노인회 간담회 이후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약자와 동행하는 서울토론회’에도 참석해 사회적 약자 정책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이번 토론회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그동안 추진해온 약자 지원 정책과 연계해 김 후보와의 정책 접점을 찾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날 국민의힘은 청년층을 위한 대규모 공약도 함께 발표했다. ‘청년의 힘찬 오늘을 만들겠습니다! – 새롭게 대한민국’이라는 제목으로 공개된 공약에는 사회 이동성을 나타내는 ‘사회이동성 밸류업 지수’ 개발, 공정채용법 제정, 군 가산점제 및 군 경력 민간 활용 프로그램 도입, 공공주택의 10% 이상을 1인 가구 맞춤형 특별 공급으로 전환, 대학생 장학금 확대, 대통령 직속 ‘다정한사회 위원회’ 설치, 임금체계 개편, 결혼 비용 완화 등이 포함됐다.
김 후보는 그간 ‘그냥 쉬는’ 청년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여러 차례 언급해왔다. 이번 대선 토론회에서도 그는 “우리나라 청년 50만 명 이상이 그냥 쉬고 있다”며 “청년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결혼하고 가정을 꾸릴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일자리 대통령’으로서의 포부를 밝혔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업 환경 개선과 규제 철폐를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같은 날 자유통일당 구주 후보와 김재원 후보가 각각 자유통일당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를 공개 지지하며 자유통일당 대선 후보 사퇴 의사를 밝혔다. 김재원 후보 비서실장은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많은 분들이 자연스럽게 김문수 후보를 지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김문수 후보의 노인층과 청년층 맞춤형 공약 발표는 대선 정국에서 국민의힘이 지지층 확대와 세대별 표심 공략에 힘을 싣는 모습으로 해석된다. 노인층의 복지 확대와 청년층의 일자리·주거 문제 해결을 동시에 겨냥하며, 김 후보는 ‘일자리 대통령’ 이미지를 강화하고 경제 활성화와 사회 안정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