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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플라스틱과 전쟁 선포…2030년까지 30% 감축이재명 정부가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전망치 대비 30% 감축한다는 야심 찬 목표를 담은 '탈플라스틱 종합대책'의 청사진을 공개했다. 이재명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 중 하나인 이번 대책은 플라스틱의 생산부터 폐기, 재활용에 이르는 전 과정을 아우르는 포괄적인 순환경제 전환 로드맵이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23일 국회에서 열린 대국민 토론회에서, 과거의 실효성 낮은 정책들을 답습하는 대신 소비 감축과 재활용 확대를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겠다며 정책 추진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이번 종합대책 수립의 배경에는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심각한 플라스틱 오염 현실이 자리하고 있다. 국내 플라스틱 사용량은 매년 7%씩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이 추세대로라면 2030년에는 생활 및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폐플라스틱이 연간 100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OECD가 2060년 전 세계 폐플라스틱 발생량이 10억 톤을 넘어설 것이라 경고한 암울한 미래와 궤를 같이한다. 심각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2023년 기준 국내 물질재활용률은 26%에 불과해, 대부분의 폐플라스틱이 소각되거나 매립되어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환경을 오염시키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정부는 플라스틱 순환경제 생태계를 구축하고 국제 시장에서의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을 더는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로 설정했다.정부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플라스틱 사용 자체를 원천적으로 줄이기 위한 강력한 소비 감량 정책이다. 특히 논란의 중심에 섰던 '컵 따로 계산제(컵 가격 표시제)' 도입을 공식화했다. 이는 음료값에 포함된 일회용 컵의 가격을 영수증에 별도로 명시하는 제도로, 소비자에게 비용 부담을 전가한다는 비판에 대해 기후부는 "새로운 비용 부과가 아닌, 기존 비용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와 함께 과거 정부가 추진하다 좌초된 '일회용 컵 보증금제'의 한계를 교훈 삼아, 다회용 컵 사용 시 탄소중립포인트를 제공하는 등 실질적인 사용 억제 방안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플라스틱 컵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를 막기 위해 매장 내 종이컵 사용을 단계적으로 규제하고, 플라스틱 빨대는 소비자의 요청이 있을 경우에만 제공하도록 제한할 방침이다.정부의 탈플라스틱 정책은 카페와 식당을 넘어 우리 생활 전반으로 확대된다. 배달 음식 업계에는 가벼운 용기 사용을 유도하고 다회용기 배달 참여 지역을 대폭 늘리며, 과대포장이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된 택배는 포장 횟수를 1회, 포장 공간 비율은 50% 이하로 제한하는 강력한 규제가 도입된다. 이 밖에도 장례식장의 다회용기 전환을 유도하고, 생산자에게 재활용 책임을 묻는 EPR 제도에 일회용 컵을 포함시키는 등 다각적인 방안이 추진된다. 기후부는 이번 토론회에서 수렴된 국민 의견을 종합해 내년 초 최종안을 확정, 대한민국을 지속 가능한 순환형 녹색 문명의 선도 국가로 도약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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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정인이 얼굴 공개'는 공익 위한 정당행위" PD 손 들어줬다양부모의 잔혹한 학대로 숨진 '정인이'의 얼굴을 공개해 사회적 공분을 이끌어냈던 SBS '그것이 알고싶다' PD에게 내려졌던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이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취소됐다.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지난 18일, 서울서부지검이 이동원 PD에게 내린 기소유예 처분에 대해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임을 확인하고 이를 취소했다. 이는 아동학대 사건 보도에 있어 피해 아동의 신상 공개가 가진 공익적 가치를 헌법재판소가 이례적으로 인정한 판결이라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 검찰의 판단을 헌법재판소가 직접 뒤집으며, 언론의 공익적 역할과 아동학대 피해자의 진정한 이익이 무엇인지에 대한 중요한 법적 판단을 내린 것이다.사건의 발단은 2021년 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정인이 사망 사건을 다루면서 아이의 얼굴 사진과 영상을 공개했다. 제작진은 "학대의 흔적이 유독 얼굴에 집중돼 있고, 아이의 표정에 그늘이 져가는 걸 말로만 전달할 수 없었다"며 공익적 목적의 공개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은 아동학대처벌법상 보도금지 의무를 위반했다며 이 PD를 고발했고, 검찰은 혐의가 인정된다면서도 여러 정황을 고려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이 PD는 이에 불복해 헌법소원을 청구했고, 2년여에 걸친 심리 끝에 헌재는 "기소유예 처분은 정당행위에 관한 중대한 법리오해 또는 수사미진에 의한 것으로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했다"며 PD의 손을 들어주었다.헌법재판소는 이 PD의 행위가 아동학대처벌법의 구성요건에는 해당한다고 보면서도,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방송의 목적이 정인이를 추모하고, 가해자가 아동학대치사가 아닌 살인죄로 처벌받아야 함을 주장하며 제도적 보완을 촉구하는 등 공익적 목적이 뚜렷했다고 인정했다. 또한, 가해자가 범행을 부인하는 상황에서 피해 사실을 시청자에게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 사진과 영상을 공개한 것은 '수단의 적합성' 역시 갖추었다고 보았다. 특히 헌재는 정인이가 이미 사망해 '피해 아동에 대한 2차 피해 방지'라는 법 조항의 주된 목적은 달성될 수 없게 되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나아가 헌재는 "사건의 진상이 충분히 규명돼 가해자가 책임에 부합하는 처벌을 받는 것이 아동학대로 사망한 피해아동의 입장에서 가장 큰 이익이라고 할 수도 있다"며, "오히려 이 사건 방송은 피해아동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는 획기적인 판단을 내놓았다. 즉, 사망한 아동의 인격적 이익 보호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큰 이익은 가해자의 엄벌과 진실 규명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실제로 해당 방송 이후 양모는 살인 혐의로 징역 35년형이 확정됐고, 아동학대 관련 법령이 정비되는 등 긍정적인 사회 변화가 뒤따랐다. 헌재의 이번 결정은 언론의 자유와 공익적 역할을 폭넓게 인정하고, 아동학대 사건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은 판결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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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포폰 너 나와! 얼굴 인증으로 꼼짝 마라이제 휴대전화를 새로 개통하려는 모든 이용자는 신분증 제시 외에 '안면 인증' 절차를 의무적으로 거쳐야 한다. 정부가 대포폰(불법 개통 휴대전화)을 이용한 보이스피싱, 스미싱 등 금융 범죄를 뿌리 뽑기 위해 본인 확인 절차를 대폭 강화했기 때문이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통신업계에 따르면, 23일부터 통신 3사(SKT, KT, LG U+)의 대면 개통 채널과 43개 알뜰폰 사업자의 비대면 채널에서 안면 인증 시스템이 시범적으로 운영된다. 개통을 원하는 고객은 신분증을 제출하는 것 외에, 본인이 사용하는 '패스(PASS)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얼굴 사진을 촬영하고 이를 통해 신분증 상의 명의자와 동일인임을 확인받아야 한다.이는 신분증 도용이나 위조 신분증 제출만으로는 막기 어려웠던 대포폰 개통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기존의 신분증 확인 방식이 '서류'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데 그쳤다면, 안면 인증은 '실제 인물'이 명의자인지를 기술적으로 검증하여 본인 확인의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높인다.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대포폰 범죄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본인 확인 절차의 강화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이번 시범 운영을 통해 시스템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내년 3월 23일부터는 모든 통신 채널에 안면 인증을 전면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현재 안면 인증 기술은 이미 금융권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토스나 카카오뱅크 등 비대면 금융 서비스는 물론, 인천국제공항의 '스마트패스' 시스템처럼 여권 정보를 등록하면 얼굴만으로 출국장 통과가 가능할 정도로 기술적 안정성이 확보된 상태다. 통신 당국은 이러한 검증된 기술을 활용해 이용자의 편의성을 크게 해치지 않으면서도 보안성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한편, 정부는 안면 인증 의무화와 더불어 통신사의 책임도 강화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통신사가 이용자에게 대포폰의 불법성과 범죄 연루 위험성을 의무적으로 고지하도록 하고, 대리점이나 판매점의 부정 개통 행위에 대해 이동통신사가 일차적인 관리 감독 책임을 지도록 하는 내용의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이번 조치들이 대포폰으로 인한 사회적 피해를 줄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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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나래, 방송 속 '손 큰 언니' 실체는 매니저 작품!방송인 박나래를 둘러싼 전 매니저와의 법정 다툼이 '갑질' 및 '방송 조작' 의혹으로 확산되고 있다. 유튜브 채널 '연예 뒤통령이진호'는 22일 동영상을 통해 박나래의 사생활과 방송 활동 이면에 매니저들의 과도한 노동과 희생이 있었다는 취재 내용을 공개하며 파장을 예고했다.유튜버 이진호는 박나래의 전 매니저들이 겪었던 고충의 핵심으로 '나래바' 운영을 지목했다. 박나래가 자신의 집에서 거의 매일 술 파티인 '나래바'를 열었고, 이로 인해 매니저들이 상상을 초월하는 업무에 시달렸다는 주장이다.이진호에 따르면, '나래바'가 열리는 날 매니저들은 단순히 차량 대기만 한 것이 아니라, 집 안에서 대기하며 연예인들의 술 시중까지 들었다고 폭로했다. 매니저들은 술이 떨어지면 직접 술을 따서 제공했으며, 특히 와인의 경우 종류에 따라 다른 잔을 준비하고 '칠링(Chilling)'까지 하는 등 전문적인 서비스까지 도맡아야 했다. 파티가 끝난 후에는 수많은 설거지와 쓰레기 분리수거까지 모두 매니저들의 몫이었다. 이진호는 "새벽 4시에서 6시에 파티가 끝났다"며 매니저들의 고강도 노동 실태를 전했다.더 나아가 참석 연예인들의 요구에 맞춰 조명을 수시로 교체해야 했으며, 필요한 음식 재료나 품목을 구하기 위해 매니저들이 수산 시장, 과천은 물론 심지어 강원도까지 픽업을 다녀야 했다는 구체적인 정황도 제시했다.이진호는 또한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나혼산)'에서 비춰진 박나래의 '손 큰 이미지'가 사실은 매니저들의 노고로 만들어진 '조작된 이미지'일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박나래는 방송에서 늘 푸짐한 대용량 요리를 만들어 지인들에게 대접하는 '인심 좋은' 캐릭터로 사랑받았다.그러나 이진호는 "방송에 나온 푸짐한 음식들을 만드는 과정에 매니저들의 도움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사례로 코드 쿤스트에게 도시락을 만들어주는 장면이나 명절에 전을 부치는 장면, 김장을 하는 장면 등을 언급했다. 그는 "방송에는 박나래가 요리하는 모습만 나왔지만, 실제로는 매니저들이 1박 2일 동안 전을 부치거나, 뒤에서 찹쌀 풀을 갈고 무, 고춧가루, 마늘 등 모든 재료를 사러 다녔다"고 폭로했다. 즉, 방송에서 보여진 박나래의 '능력'과 '인심' 뒤에는 매니저들의 그림자 노동이 숨겨져 있었다는 것이다.한편, 박나래와 전 매니저들은 현재 첨예한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다. 박나래는 지난 20일 전 매니저 두 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횡령) 혐의로 고소했으며, 이에 앞서 전 매니저들은 박나래 소유 부동산에 1억 원의 가압류를 걸고 특수상해, 허위 사실 적시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박나래를 고소한 바 있다. 박나래 역시 전 매니저들을 공갈미수 혐의로 맞고소하며 양측의 갈등은 진흙탕 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이번 유튜버의 폭로가 법적 다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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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나가라" 美 생물보안법 통과되자 삼성이 한 일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땅에 첫 생산거점을 확보하며 글로벌 바이오 공급망 재편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번 결정은 미국이 '생물보안법'을 통해 중국 바이오 기업을 배제하는 흐름 속에서, 북미 시장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첨단 제조업의 자국 회귀를 유도하는 미국의 정책 기조 속에서 '미국 내 생산'이라는 옵션은 이제 글로벌 수주 경쟁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삼성바이오로직스는 22일, 글로벌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미국 메릴랜드주 록빌에 위치한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인수 주체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미국 자회사이며, 인수 금액은 2억 80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4147억 원에 달한다. 인수 절차는 내년 1분기 내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 생산시설은 총 6만 리터 규모의 원료의약품(DS) 생산이 가능한 두 개의 제조동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임상 단계부터 상업 생산까지 아우를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삼성은 이번 인수를 통해 기존 계약을 승계해 안정적인 위탁생산(CMO) 물량을 확보하는 동시에, 숙련된 현지 인력 500여 명도 전원 고용 승계하여 운영 안정성을 꾀했다.이번 인수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한국 송도와 미국 록빌을 잇는 '이원화 생산체계'를 구축하게 되었다. 송도의 대규모 생산 역량으로 '규모의 경제'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북미 고객사에게는 미국 내 생산이라는 매력적인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지역별 공급망 리스크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북미 고객과의 협력 기반을 다져 위탁개발생산(CDMO)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려는 계산이다. 나아가 이번 인수는 글로벌 거점, 포트폴리오, 생산능력 확대를 목표로 하는 '3대축 확장 전략'의 본격적인 신호탄으로, 최근 확보한 송도 제3바이오캠퍼스와 함께 항체의약품을 넘어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 차세대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발판이 될 전망이다.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발 빠른 행보는 최근 미국에서 통과된 '생물보안법'과 무관하지 않다. 이 법은 연방 정부의 지원을 받는 바이오 공급망에서 우시바이오로직스 등 중국의 주요 CDMO 기업을 사실상 배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의약품 위탁생산 과정에서 세포주, 유전자 서열 등 핵심 기술 정보가 이전되는 것을 국가 안보 차원의 위협으로 간주한 것이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 시절부터 이어진 관세 리스크까지 고려하면, 글로벌 제약사들로서는 생산 거점을 미국 내로 옮기려는 유인이 커질 수밖에 없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이번 인수는 미국 내 제조 역량 강화를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며 "안정적인 바이오의약품 공급을 통해 고객 지원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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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나의 국보를 위해 건물 통째로…상상 초월 전시관 등장'국보 중의 국보'로 불리는 백제금동대향로만을 위한 단독 전시관이 마침내 문을 연다. 국립부여박물관은 국보 백제금동대향로를 위한 전용 전시 공간인 '백제대향로관'을 오는 23일 공식 개관한다고 밝혔다. 1993년 부여 능산리 절터에서 기적적으로 발굴된 백제금동대향로는 용과 봉황, 신선과 동물, 5인의 악사를 정교하게 조각하여 백제인의 사상과 세계관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최고의 걸작이다. 이번 전용관 개관은 단 하나의 문화유산을 위해 독립된 건물을 통째로 할애한 파격적인 시도로, 백제금동대향로가 지닌 독보적인 위상과 가치를 다시 한번 증명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새롭게 문을 여는 '백제대향로관'은 건물 자체가 백제금동대향로의 조형미와 세계관을 그대로 담아낸 하나의 거대한 예술 작품이다. 지상 3층 규모의 건물은 향로의 구조를 건축적으로 재해석하여 관람객이 마치 향로 속 세계를 탐험하는 듯한 경험을 하도록 설계되었다. 1층은 향로의 하부인 용의 수중 세계를 모티프로 한 화려한 미디어아트로 시작된다. 이곳을 지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3층으로 향하는 과정은, 마치 수중 세계의 용이 하늘로 힘차게 솟구쳐 오르는 듯한 극적인 연출을 통해 관람객의 몰입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린다.3층의 핵심 공간인 '백제금동대향로실'에 들어서면 비로소 향로의 실물과 마주하게 된다. 약 77평 규모의 초타원형 공간은 벽과 모서리를 부드러운 곡선으로 처리하고, 천장에는 직선의 사각 구조물을 배치하여 조화와 융합이라는 백제 미학의 정수를 보여준다. 이곳에서 관람객은 시각뿐만 아니라 모든 감각을 동원해 향로를 감상하게 된다. 향로 뚜껑에 새겨진 5인의 악사가 연주하는 악기 소리를 기반으로 작곡된 신비로운 음악이 공간을 채우고, 고대의 향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은은한 향기가 퍼져나가며 1400년 전 백제의 정신세계를 오감으로 느끼게 한다.단순한 관람을 넘어선 체험과 휴식의 공간도 마련되었다. 3층에 함께 위치한 정보 공간 '향·음(香·音)'에서는 향 기둥 안에 직접 들어가 고대의 향을 맡아보거나, 5인의 악사가 연주하는 악기 소리를 각각 들어보는 등 다채로운 체험형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또한 휴게 공간인 '향·유(香·遊)'에서는 백제금동대향로와 관련된 아카이브 자료를 자유롭게 열람하고, 전망대를 통해 백제의 옛 도읍이었던 부여의 아름다운 경관을 조망하며 관람의 깊은 여운을 만끽할 수 있다. 이번 백제대향로관 개관은 한 점의 문화유산이 한 시대의 예술과 기술, 세계관을 대표하는 상징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가장 확실한 증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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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싸울수록 지지율 폭등? 다카이치 내각의 비밀지난 10월 21일 공식 취임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내각이 출범 두 달이 지난 시점에도 이례적인 고공 지지율을 이어가고 있다. 22일, 요미우리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주요 언론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다카이치 내각에 대한 지지율은 67%에서 75%에 달하는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요미우리신문 조사에서는 11월 72%에 이어 12월에도 73%의 지지율을 기록했으며, 니혼게이자이신문 조사에서는 전월과 동일한 75%를 유지했다. 이는 1978년 이후 일본 총리 내각 지지율 조사에서 출범 두 달 뒤에도 70% 이상의 지지율을 유지한 세 번째 사례로, 1993년 호소카와 모리히로, 2001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내각에 이어 20여 년 만의 일이다.이러한 폭발적인 지지율의 배경에는 다카이치 총리의 강경한 대중국 노선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7일, '대만 유사시 개입'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중국의 거센 반발을 사며 중일 갈등을 촉발시킨 바 있다. 통상 외교적 마찰로 이어질 수 있는 이러한 발언이 오히려 일본 내에서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역설적인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아사히신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무려 89%가 다카이치 총리의 중국에 대한 자세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답했다. 이는 일본 국민들이 기존의 저자세 외교에서 벗어나, 중국에 할 말을 하는 지도자의 모습에 열광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주는 대목이다.이러한 대중의 분위기는 '판다 외교'의 종말을 예고하는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내달 우에노동물원의 판다가 중국으로 반환되면 일본에는 판다가 한 마리도 남지 않는 '제로 판다' 상황이 발생한다. 과거 중일 관계의 상징과도 같았던 판다의 부재에 대해, 일본 정부가 중국 측의 협력을 얻어 다시 판다를 들여와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26%에 불과했다. 반면, '그럴 필요 없다'는 응답이 70%에 달하며 판다를 매개로 한 유화적인 관계 설정에 대한 국민적 피로감과 거부감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이는 일본 사회 전반에 퍼진 반중 정서가 단순한 정치적 수사를 넘어, 문화적 상징에 대한 태도 변화로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다만, 강경한 대중국 노선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와는 별개로, 경제적 영향에 대한 우려는 잠재적인 불안 요소로 남아있다. 중일 갈등이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걱정된다'는 응답이 53%로, '걱정하지 않는다'는 응답(45%)보다 다소 높게 나타난 것이다. 이는 다카이치 총리의 정치적 노선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세계 2, 3위 경제 대국의 갈등이 초래할 실질적인 경제적 타격에 대해서는 현실적인 걱정을 떨치지 못하는 일본 국민의 복잡한 속내를 보여준다. 결국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강경책을 밀어붙이는 동시에, 경제적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해 나갈 것인지가 다카이치 내각의 향후 순항 여부를 결정지을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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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 절반이 꽁꽁…린가드가 작심 비판한 K리그 민낯제시 린가드가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 2년간의 한국 생활에 대한 솔직한 소회를 밝혔다. 그는 꿈틀대는 산낙지를 처음 마주했을 때의 공포와 같은 문화적 충격부터 시작해, FC서울과 K리그에서 겪었던 다사다난한 경험들을 털어놓았다. 외식을 할 때 스스로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로 한국어 실력이 늘었다고 말하는 그의 표정에서는 낯선 땅에서의 생활에 완벽히 적응했던 모습이 엿보였다. 린가드는 "음식은 당연히 달랐고, 산낙지를 먹어봤다. 움직이고 있어서 처음엔 무서웠지만 괜찮았다"고 회상하며, 이색적인 한국 문화에 대한 호기심과 적응 과정을 유쾌하게 풀어냈다.하지만 그가 한국에서 겪은 가장 큰 충격은 경기장 밖에서 일어났다. 린가드는 일부 팬들이 경기 후 버스를 막아서는, 일명 '버막' 사태를 떠올리며 "정말 미친 상황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팬들이 경기장 밖에서 한 시간이나 버스를 막아섰고, 결국 감독이 직접 나가서 이야기하게 만들었다"며 당시의 충격을 생생하게 전했다. 이어 "서울은 국내 최대 클럽이기 때문에 항상 이겨야 한다는 기대가 있다. 나는 항상 서울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비유한다"고 덧붙이며, 세계적인 빅클럽 못지않은 K리그 팬들의 뜨거운 열정과 그에 따른 엄청난 압박감을 실감했다고 밝혔다.그렇다면 그는 왜 수많은 선택지 중 한국행을 결심했을까. 린가드는 "맨체스터의 소음에서 벗어나 리셋할 기회라고 느꼈다"며 서울 이적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맨체스터에는 많은 유혹이 있고, 여러 일에 휘말리기 쉽다. 나는 그냥 떠나서, 축구에만 집중하고 싶었다"고 말하며, 오롯이 축구에만 몰두하기 위한 환경 변화가 절실했음을 고백했다. 하지만 세계 최고의 리그와 구단을 경험했던 그에게 K리그의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그는 "눈이 오거나 땅이 얼면 훈련을 할 수 없어 실내에서 운동해야 했다"거나 "경기장 절반이 완전히 얼어붙은 상태에서 경기를 치른 적도 있다"며 열악한 훈련 및 경기 환경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여러 어려움과 문화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린가드에게 서울에서의 2년은 뜨거운 기억으로 남았다. 그는 계약을 1년 연장할 수 있는 조항이 있었음에도 새로운 도전을 위해 이별을 택했고, 고별전에서는 팬들과의 유대감에 북받쳐 눈물을 쏟았다. 린가드는 "맨유를 떠날 때도 울었다. 지난 2년 동안 선수들과 팬들과 정말 깊은 유대감을 쌓았기 때문에, 이번에도 감정적일 수밖에 없었다"고 말하며, "나는 내가 이곳에 강한 유산을 남겼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의 눈물은 낯선 땅에서 보낸 2년의 시간이 단순한 '경력'이 아닌, 진한 애정이 담긴 '추억'이 되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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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 이모가 팔로우했을 뿐인데… 강민경·전현무 '날벼락'박나래로부터 시작된 '주사 이모' 논란이 엉뚱한 연예인들에게 불똥으로 튀며 2차 피해를 양산하고 있다. '주사 이모'는 자신을 의사라 칭하며 박나래, 샤이니 키 등 다수의 연예인에게 불법 의료 시술을 행한 인물로, 대한의사협회 조사 결과 국내 의사 면허가 없는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안겼다. 심지어 그는 자신의 SNS에 연예인들과의 사적인 대화 내용이나 선물 내역을 공개하며 친분을 과시,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결국 그에게 시술받은 의혹이 제기된 연예인들이 활동을 중단하는 사태에 이르자, 네티즌들은 '주사 이모'의 SNS 팔로우 목록까지 파헤치며 무분별한 '마녀사냥'에 나서고 있다.그 첫 번째 희생양은 다비치의 멤버 강민경이었다. 일부 네티즌들이 '주사 이모'가 강민경의 SNS 계정을 팔로우하고 있다는 사실을 근거로, 그 역시 불법 시술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논란이 확산되자 강민경은 직접 해명에 나섰다. 그는 "SNS 특성상 어떤 분들이 내 계정을 팔로우하는지 모두 알기 어렵다"고 전제한 뒤, "걱정하시는 일들은 나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1월에 있을 공연을 기다려주시는 분들께 괜한 심려를 끼쳐드리고 싶지 않아 글을 올린다"며 억울한 심경과 함께 팬들을 안심시키는 성숙한 대처를 보였다.방송인 전현무 역시 과거 영상이 재조명되며 곤욕을 치렀다. 과거 MBC '나 혼자 산다'에서 바쁜 일정 탓에 차량으로 이동하며 링거를 맞는 장면이 '주사 이모' 논란과 맞물려 불법 출장 시술 의혹으로 번진 것이다. 이에 소속사 SM C&C는 "당시 목 상태가 좋지 않아 병원에서 의사의 진료와 처방을 받아 치료를 받았다"며 "모든 의료 행위는 병원 내에서 이루어졌고, 방송에 노출된 것은 시간이 부족해 의사의 판단하에 이동하며 처치를 마무리하는 과정의 일부였을 뿐"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소속사는 "의료인을 개인적으로 호출하거나 불법적인 시술을 받은 사실은 전혀 없다"고 강력하게 부인하며 억측을 일축했다.이처럼 '주사 이모'의 무면허 의료 행위라는 본질적 사건은, 이제 'SNS 팔로우'나 '과거 방송 장면'과 같은 단편적인 정보를 근거로 한 무차별적인 의혹 제기로 변질되고 있다. 아무런 관련 없는 연예인들이 단지 이름이 오르내렸다는 이유만으로 해명을 해야 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 개인의 불법 행위에서 시작된 논란이 연예계 전반에 대한 불신과 마녀사냥으로 번지면서, 애꿎은 피해자들만 늘어가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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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과 열애설 후…윈터, 논란의 '커플 타투'만 교묘히 가렸다그룹 에스파의 멤버 윈터가 방탄소년단 정국과의 열애설이 불거진 후 처음으로 SNS를 통해 근황을 전하며 침묵을 깼다. 하지만 팬들의 기대와 달리 열애설에 대한 직접적인 해명 대신, 의미심장한 사진 여러 장을 공개하며 정면 돌파가 아닌 우회로를 택하는 모양새다. 윈터는 별다른 설명 없이 여러 장의 사진을 게시했는데, 공개된 사진 속에서 그는 인형 같은 비주얼을 뽐내며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공개된 사진 속 윈터는 블랙 스트랩 드레스를 입고 거울 앞에서 포즈를 취하며 한층 성숙하고 차분한 매력을 발산했다. 뚜렷한 이목구비와 고혹적인 분위기가 시선을 끌었지만, 팬들의 관심은 다른 곳에 쏠렸다. 바로 최근 열애설의 핵심 증거로 지목됐던 이른바 '커플 타투'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는 점이다. 윈터는 사진 속에서 의혹이 제기됐던 팔과 손목 부위를 자연스럽게 가리거나, 아예 노출되지 않는 구도를 취하며 논란을 의식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열애설을 긍정하지도, 부인하지도 않는 모호한 태도로 해석되며 팬들의 궁금증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윈터의 이러한 '의미심장한' 행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바로 전날인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멜론뮤직어워드 2025'에 참석했을 당시에도 논란이 된 타투 부위를 긴 소매 의상으로 완벽하게 가린 스타일링을 선보여 화제가 된 바 있다. 시상식 레드카펫이라는 공식 석상에서부터 이어진 그의 일관된 '철통 방어'는, 이번 SNS 게시물이 단순한 우연이 아닌, 논란에 대응하는 그만의 계산된 방식이 아니냐는 추측에 힘을 싣고 있다.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윈터와 정국이 함께 콘서트를 관람했다는 목격담과 더불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유사한 모양의 타투를 했다는 '커플 타투'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며 열애설이 급속도로 확산됐다. 전 세계적인 팬덤을 보유한 두 최정상 아이돌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파급력은 상당했지만, 양측 소속사는 현재까지 어떠한 공식 입장도 내놓지 않으며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러한 소속사의 침묵 속에서 이어진 윈터의 '의미심장한' 근황 공개는, 논란의 불씨를 끄기보다는 오히려 팬들의 갑론을박에 더욱 불을 지피는 결과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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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관왕도 부족해? "내년에 더 깬다"는 안세영의 선전포고'배드민턴 여제' 안세영이 다시 한번 세계 배드민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안세영은 21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2025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숙명의 라이벌이자 세계 랭킹 2위인 중국의 왕즈이를 세트 스코어 2-1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1세트를 가볍게 따냈지만 2세트를 내주며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마지막 3세트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이며 최종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로써 안세영은 왕즈이를 상대로 통산 전적 16승 4패라는 압도적인 우위를 이어갔으며, 특히 올 시즌에만 8번 만나 모두 승리하는 '천적'의 면모를 과시했다.이번 우승으로 안세영은 한 해의 최강자를 가리는 '왕중왕전'마저 석권하며 2025시즌의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올 시즌 참가한 15개 국제 대회 중 무려 11개 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운 것이다. 이는 한 선수가 한 시즌에 거둔 성적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의 압도적인 지배력으로, 안세영이 명실상부한 현시대 여자 단식의 절대 강자임을 전 세계에 다시 한번 각인시킨 순간이었다. 그의 독주 체제는 이제 단순한 랭킹 1위를 넘어, 역사에 기록될 '안세영의 시대'가 열렸음을 선포하는 것과 다름없었다.경기 후 안세영은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벅찬 우승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게 사실일까 싶을 정도로 감격스럽다"며 믿기지 않는 심경을 드러내면서도, "정말 놀라운 한 해였다. 이번 시즌 동안 11번의 타이틀을 얻어냈다는 게 무척 자랑스럽다"며 스스로의 성과에 대한 자부심을 숨기지 않았다. 이어 그는 언제나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주는 팬들을 향해 "나를 지지해 주신 팀과 팬 여러분께 무한한 감사의 말을 전한다. 나는 최고의 팬들을 가진 것 같다"며 각별한 애정을 표현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2026년에는 더 강해진 모습으로 돌아와 더 많은 기록을 깨보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히며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또한 안세영은 별도의 게시물을 통해 자신을 도와준 수많은 '원팀'에게도 공을 돌리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는 "정말 믿기지 않는 기록들이지만, 이 기록까지 만들 수 있게 도와주신 모든 분 덕분"이라며 대표팀 감독, 코치, 트레이너, 영상 분석관, 소속팀인 삼성생명과 가족들의 이름을 일일이 언급하며 감사를 표했다. 세계 정상의 자리에 올랐음에도 자신을 낮추고 주변 사람들의 헌신을 먼저 생각하는 그의 겸손한 태도는, 실력뿐만 아니라 인성까지 갖춘 진정한 '여제'의 품격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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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권 가격 대신 좌석 빼는 '꼼수' 쓰다 64억 철퇴 맞았다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과정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제동을 걸고 나섰다. 공정위는 양사에 총 64억 6000만 원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는 두 항공사가 합병 승인의 핵심 조건이었던 '좌석 공급 유지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구체적으로 대한항공에는 58억 8000만 원, 아시아나항공에는 5억 8000만 원의 이행강제금이 각각 부과되었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벌금 부과를 넘어, 거대 항공사의 독과점 횡포를 막고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겠다는 공정위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이번에 문제가 된 노선은 인천과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잇는 황금 노선이다. 공정위 조사 결과, 두 항공사는 2024년 12월 12일부터 2025년 3월 28일까지 해당 노선의 공급 좌석 수를 2019년 동기 대비 69.5% 수준으로 대폭 축소하여 운항했다. 이는 합병 승인 조건으로 명시된 '2019년 대비 90% 미만으로 좌석 수를 줄일 수 없다'는 기준을 무려 20.5%포인트나 위반한 수치다. 공정위가 이처럼 좌석 공급량을 엄격하게 규제하는 이유는 항공사가 운임을 직접 올리는 대신, 좌석 수를 인위적으로 줄여 공급 부족을 유발하고 이를 통해 실질적인 가격 인상 효과를 누리려는 '꼼수'를 막기 위함이다. 결국 항공사들이 승객들의 편의는 외면한 채 수익성 극대화에만 몰두하다가 철퇴를 맞은 셈이다.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은 시작부터 독과점에 대한 우려가 컸다. 이 때문에 공정위는 합병을 승인하면서 수많은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경쟁 제한 우려가 큰 국제선 26개와 국내선 8개 노선에 대해서는 슬롯(공항 이착륙 횟수)과 운수권을 다른 항공사에 의무적으로 넘기도록 하는 '구조적 조치'를 부과했다. 이와 함께 이번에 문제가 된 좌석 공급 유지 의무를 포함해, 평균 운임 인상 제한, 서비스 품질 유지 등 다양한 '행태적 조치'도 함께 내걸었다. 이는 합병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고, 시장 경쟁을 최소한의 수준으로나마 유지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이번에 부과된 이행강제금은 일회성 처벌로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이행강제금은 위반 상태가 시정될 때까지 반복적으로 부과될 수 있는 강력한 제재 수단이다. 공정위는 "기업결합 시정조치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고 강조하며, "좌석 공급 축소는 소비자 선택권과 항공 요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공정위는 시정조치 준수 기간인 2034년 말까지 두 항공사의 이행 여부를 면밀히 점검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는 앞으로도 합병 항공사가 승인 조건을 어기고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를 할 경우, 가차 없는 추가 제재가 뒤따를 것임을 예고하는 강력한 경고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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