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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웬일? 정동영 유감 표명에 긍적적 반응

한반도의 긴장감이 최고조로 치닫던 무인기 침투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북한의 실세로 꼽히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우리 정부의 유감 표명에 대해 이례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으며 대화의 불씨를 지폈기 때문이다. 평소 서슬 퍼런 독설을 내뱉던 모습과는 달리 이번에는 비교적 상식적인 행동이라며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발언을 평가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부부장은 13일 발표한 담화에서 새해 벽두에 발생한 반공화국 무인기 침입 사건에 대하여 한국 통일부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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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두과자 7.4%↑·커피 4.4%↑ 설 연휴 휴게소 물가 '비상'

     민족 대명절 설 연휴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오랜만에 가족과 친지를 만나러 가는 설렘으로 가득해야 할 귀성길이지만, 올해는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르는 발걸음이 예전처럼 가볍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휴게소의 대표적인 먹거리 가격이 줄줄이 인상된 데다, 가격은 그대로 둔 채 양을 줄이는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 현상까지 나타나며 귀성객들의 지갑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본격적인 귀성 행렬이 시작되는 내일(9일)부터 고속도로는 인산인해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꽉 막힌 도로 위 운전자들에게 휴게소는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다. 따끈한 우동 한 그릇이나 호두과자 한 봉지는 장거리 운전의 피로를 씻어주는 소소한 행복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이 소소한 행복마저 누리기 부담스러워졌다.지난달 마지막 주 기준,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판매되는 인기 간식들의 평균 가격은 지난해 설 연휴와 비교해 눈에 띄게 올랐다. 가장 대표적인 간식인 호두과자의 가격 상승폭이 가장 컸다. 호두과자는 전년 대비 7.4%나 가격이 뛰었다. 가볍게 즐기던 땅콩빵, 십원빵 등 간식용 빵류 역시 5.5% 올랐으며, 운전 중 졸음을 쫓기 위해 필수적으로 찾게 되는 아메리카노 또한 4.4% 인상됐다. 4인 가족이 휴게소에 들러 간식 몇 가지와 커피를 주문하면 밥값 못지않은 비용이 지출되는 셈이다.더욱 공분을 사는 것은 소비자의 눈을 속이는 '꼼수 인상'이다. 일부 휴게소에서는 가격 인상에 대한 저항감을 낮추기 위해 판매 가격은 동결하되, 제품의 중량을 슬그머니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사례가 확인됐다. 겉보기에는 예전과 같은 가격이지만, 막상 봉투를 열어보면 내용물이 부실해져 있어 소비자들에게 배신감을 안겨주고 있다.서민들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던 도로공사의 정책도 유명무실해졌다.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2020년, 휴게소 음식값 안정을 위해 비빔밥, 덮밥 등 24개 메뉴를 5,500원 이하의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는 '실속 메뉴(EX-FOOD)'를 도입한 바 있다. 하지만 고물가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이들 메뉴조차 자취를 감추거나 가격이 대폭 올랐다. 상당수 메뉴가 판매를 종료했고,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는 메뉴들은 5,500원에서 7,000원으로 가격표를 바꿔 달았다. '가성비'를 내세웠던 취지가 무색해진 상황이다.

  • 설탕 3사, 16년 만에 또 담합… 4천억대 과징금 철퇴

     국내 설탕 시장을 장악해 온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이 장기간에 걸친 가격 담합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다. 부과된 과징금은 총 4083억 원으로, 이는 담합 사건으로는 역대 두 번째에 해당하는 막대한 금액이다.이들 3사는 2021년부터 4년여간 원재료인 원당 가격 변동을 빌미로 조직적인 짬짜미를 실행했다. 원당 가격이 상승할 때는 이를 즉각 판매가에 반영해 인상 시기와 폭을 맞췄고, 반대로 원당 가격이 하락할 때는 인하 시점을 늦추거나 인하 폭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극대화했다.이번 담합은 대표이사급부터 실무 영업팀장까지 전사적, 체계적으로 이루어졌다. 고위급 임원 모임에서 가격 인상의 기본 방향을 결정하면, 영업임원과 팀장들이 월 최대 9차례까지 만나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조율했다. 가격 인상에 저항하는 거래처에 대해서는 3사가 공동으로 공급을 중단하는 등 압박을 가한 사실도 드러났다.이들은 각 거래처에서 점유율이 가장 높은 회사가 대표로 가격 협상을 주도하는 방식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이러한 조직적 담합의 결과, 제당 3사는 막대한 부당이득을 챙길 수 있었으며, 그 부담은 설탕을 원료로 사용하는 식품 기업들을 거쳐 최종적으로 소비자에게 전가되었다.이들 3사의 설탕 가격 담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 이들은 지난 2007년에도 유사한 방식으로 가격을 담합하다 적발되어 공정위의 제재를 받은 전력이 있다. 국내 설탕 시장은 오랫동안 이들 3사가 지배하는 과점 구조가 고착화되어 담합이 발생하기 쉬운 환경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공정위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민생과 직결되는 분야의 담합 행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엄정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재 관련 매출액의 20%인 담합 과징금 상한을 30%로 상향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협상 결렬되면 군사행동" 트럼프, 이란에 최후통첩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이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나면서 중동 지역에 다시 짙은 전운이 감돌고 있다. 미국은 이란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로 두 번째 항공모함 전단의 추가 파견을 준비하며 군사적 긴장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직접 언론 인터뷰를 통해 협상이 최종 결렬될 경우를 대비한 군사 행동의 일환으로 추가 항모 파견을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현재 버지니아주에서 훈련 막바지 단계에 있는 조지 H. W. 부시 항모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며, 명령이 떨어질 경우 수 시간 내 공식 발표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다.미국의 군사력 증강은 해상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과거 베네수엘라 공습에 참여했던 F-35A 스텔스 전투기 편대들이 유럽 기지를 떠나 요르단으로 전진 배치된 것이 확인됐다. 이는 이란과의 분쟁 시 중동 지역의 공군력이 부족할 수 있다는 군사 전문가들의 지적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이번 군사적 압박 강화의 배경에는 최근 오만에서 열린 양국 간 회담의 결렬이 자리 잡고 있다. 미국은 이란에 전면적인 핵 개발 포기와 비축 핵연료의 해외 반출, 탄도미사일 개발 중단 등을 요구했으나, 양측은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이처럼 복잡한 구도 속에서 이스라엘은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 개발보다 당장 자국을 위협하는 탄도미사일 제거를 최우선 과제로 보고 있으며, 미국이 이 문제 해결에 소극적일 경우 단독으로 군사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미국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현재 이란 인근 해역에는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 전단이 이미 작전 중이다. 여기에 조지 H. W. 부시 전단까지 합류할 경우, 2025년 3월 이후 약 1년 만에 두 개의 항모 전단이 동시에 중동에 배치되는 이례적인 상황이 펼쳐지게 된다.

  • 연극 '멸종위기종', 인간의 민낯을 겨누다

     연극 '멸종위기종'은 멸종을 앞둔 동물을 촬영하는 고상한 목적의 사진 작업실에서 시작된다. 그러나 이 고결해 보이는 명분은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욕망들이 부딪히고 뒤엉키는 전쟁터의 막이 오르는 신호탄에 불과하다.무대의 중심에는 명성을 유지하려는 유명 사진가 '반우'와 그의 그늘에서 벗어나려는 조수 '은호'가 있다. 여기에 상업적 성공만을 좇는 패션 에디터 '유형'과 오직 동물의 안위만을 생각하는 사육사 '정연'의 존재가 더해지며 인물 간의 갈등은 필연적으로 증폭된다.팽팽하던 긴장은 무리한 촬영으로 인해 결국 새 한 마리가 죽음을 맞이하며 산산조각 난다. 이 사건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인물들은 변덕스러운 여론의 파도에 휩쓸리며 각자의 위치에서 급격한 상승과 추락을 반복한다.작품은 '멸종위기종 보호'라는 허울 좋은 명분 아래 감춰진 인간의 이기심을 날카롭게 파고든다. 무대 위 인물들에게 동물은 보호의 대상이 아닌, 자신의 명성과 성공, 부를 위한 도구이자 상품일 뿐이다. 그들의 숭고한 외침은 결국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한 공허한 메아리에 지나지 않는다.'멸종위기종'은 한발 더 나아가 진실의 본질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존재를 규정하는 것은 실체가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시선'이며, 이 시선을 지배하는 자가 곧 권력을 쟁취한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무대 장치 위로 투사되는 박제된 사진 이미지는 시선이 가진 폭력성과 정서적 힘을 강렬하게 시각화한다.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올해의 신작'으로 선정된 이 연극은 현대 예술의 상업성과 자본주의의 속성을 짜릿한 긴장감 속에서 밀도 높게 펼쳐 보인다. 인간 내면의 욕망을 적나라하게 해부하는 이 도발적인 무대는 오는 15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계속된다.

  • 조선 최초 유학생의 '빨간 펜', 국가유산으로 인정받다

     한 지식인의 고뇌가 담긴 원고와 한 시대의 역사를 품은 거대한 나무가 나란히 국가유산의 반열에 올랐다. 구한말 사상가 유길준의 '서유견문' 필사 교정본과 충북 청주의 '압각수'가 각각 국가등록문화유산과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그 가치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이번에 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서유견문' 필사본은 조선 최초의 미국 유학생이었던 유길준이 서양 문물을 접하며 겪은 경험과 사상을 집대성한 결과물이다. 단순한 완성본이 아니라, 그의 치열했던 집필 과정을 엿볼 수 있는 교정본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원고 곳곳에는 검은색과 붉은색 먹으로 단어를 고치고 문장을 다듬은 흔적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이는 19세기 조선 지식인이 서양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어떻게 이해하고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려 했는지 그 고뇌의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사료로, 역사적·서지학적 가치가 매우 높다.글로 남은 유산과 함께, 살아있는 역사 또한 국가의 보호를 받게 됐다. 충북 청주 시내 중심에 자리한 약 900년 수령의 은행나무 '압각수'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것이다. 오리발을 닮은 잎 모양 때문에 '압각수'라는 별칭을 얻은 이 나무는 오랜 세월 도시의 역사를 지켜봐 온 증인이다.이 나무는 단순히 오래된 거목을 넘어, 극적인 역사적 일화를 품고 있다. 고려 말의 대학자 이색이 무고로 청주 옥에 갇혔을 당시, 큰 홍수를 피해 이 나무에 올라 목숨을 구했다는 이야기가 '고려사절요' 등의 기록으로 전해져 내려온다.'청주읍성도'와 같은 조선 후기 지도에도 그 위치가 명확히 표시되어 있을 만큼, 압각수는 오랜 시간 동안 지역의 상징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해왔다. 이번 지정은 나무가 가진 생물학적 가치뿐만 아니라, 그 안에 깃든 역사적, 문화적 중요성을 인정한 결과다.

  • 외국인 자금 이탈 가속, 원화 가치만 거꾸로 간다

     세계 금융시장에서 미국 달러가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원화 가치만 유독 더 큰 폭으로 떨어지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달러 약세의 수혜를 보기는커녕, 오히려 다른 주요국 통화보다도 가파른 가치 하락을 겪으며 한국 경제에 경고등이 켜졌다.이러한 원화의 '나홀로 약세' 뒤에는 국내외 투자자들의 상반된 자금 흐름이 자리 잡고 있다.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외국인 투자 자금의 이탈이다. 지난해 하반기까지 국내 증시에서 순매수 기조를 이어가던 외국인들은 최근 순매도세로 돌아서며 차익 실현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투자 열풍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이른바 '서학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은 역대 최대 수준에 가까운 금액을 해외 주식에 쏟아부으며 달러 수요를 폭발적으로 늘렸다. 외국인은 달러로 바꿔 한국을 떠나고, 내국인은 달러를 사서 해외로 향하는 자금의 '쌍끌이 유출'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상황은 주식 시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그동안 꾸준히 외국인 자금을 끌어들이던 채권 시장마저 투자 심리가 위축되며 자금 유입 규모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국내외 금리 상승과 차익 거래의 매력이 감소하면서, 한국 채권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도 예전 같지 않다는 분석이다.결국 외국인과 국내 투자자 모두 '원화를 팔고 달러를 사는'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원화 가치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반도체 업황 개선과 같은 긍정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인 투자 심리와 자금 흐름이 원화 가치를 끌어내리는 형국이다.한국은행은 이러한 현상이 국내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과 해외 투자 증가가 맞물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달러 약세 흐름 속에서도 원화 가치가 유독 힘을 쓰지 못하는 현상은 당분간 국내 외환 시장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 '경영권 찬탈' 의혹에도 민희진, 255억 받는다

     경영권 찬탈 의혹으로 시작된 하이브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간의 기나긴 법적 분쟁이 민 전 대표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법원은 민 전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제기한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관련 소송에서 그의 손을 들어주며, 하이브에 약 255억 원의 주식매매대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이번 소송의 발단은 2024년 11월, 민 전 대표가 어도어 이사직 사임과 함께 하이브에 풋옵션 행사를 통보하면서 시작됐다. 양측의 주주간 계약에 따르면 민 전 대표는 자신이 보유한 어도어 지분 18%를 하이브에 되팔 권리가 있었으나, 하이브는 민 전 대표의 신뢰 훼손 행위를 이유로 계약 해지를 통보하며 대금 지급을 거부했다.재판의 핵심 쟁점은 민 전 대표의 행위가 풋옵션을 무효로 할 만큼 '중대한 계약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법원은 하이브가 증거로 제출한 카카오톡 대화 등을 통해 민 전 대표가 어도어의 독립적인 지배를 모색한 사실 자체는 인정했다. 하지만 이것이 실제 실행으로 이어지지 않은 구상 단계에 그쳤다고 보고, 계약을 파기할 정도의 중대한 위반 행위로는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또한, 민 전 대표가 제기했던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 의혹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정당한 문제 제기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뉴진스 부모들의 탄원서 내용이나 관련 보고서를 근거로, 민 전 대표의 문제 제기가 주주로서의 권리 행사 범위 내에 있다고 본 것이다.법원은 민 전 대표가 풋옵션을 행사하지 못할 경우 약 256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금전적 손실을 입게 된다는 점도 고려했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해 볼 때, 하이브가 주장하는 신뢰 파괴만으로는 민 전 대표의 핵심 권리인 풋옵션을 박탈할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이로써 2024년 4월 하이브의 기습 감사로 촉발돼 K팝 업계를 뒤흔들었던 양측의 갈등은 1심에서 민 전 대표의 완승으로 일단락됐다. 법원은 소송 비용 역시 모두 하이브가 부담하라고 판결하며 민 전 대표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었다.

  • 서학개미들 뒤통수 친 깜짝 고용 보고서

    서학개미들의 밤잠을 설치게 한 뉴욕증시가 예상치 못한 고용 시장의 깜짝 호조에 오히려 발목을 잡혔다. 현지시간 11일 뉴욕증시 3대 주가지수는 고용 시장이 지나치게 탄탄하다는 성적이 발표되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꺾이자 소폭 하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무섭게 질주하던 다우지수마저 나흘 만에 약세로 돌아서면서 시장에는 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6.74포인트 내린 5만 121.40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0.34포인트 하락한 6941.47을 기록했으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36.01포인트 떨어진 2만 3066.47에 장을 마감했다. 수치상으로는 하락 폭이 미미해 보일 수 있지만 장 초반 강세를 보이다가 고용 지표 발표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실망 매물이 쏟아졌음을 알 수 있다.시장의 분위기를 급반전시킨 주범은 다름 아닌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1월 비농업 고용 수치였다. 발표에 따르면 1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전달보다 13만 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이 예상했던 수치의 거의 2배에 달하는 수준으로 미국 경제가 여전히 매우 뜨겁다는 것을 증명했다. 실업률 또한 전달보다 0.1퍼센트포인트 하락한 4.3퍼센트를 기록하며 고용 시장의 견고함을 뒷받침했다.보통 고용이 좋다는 것은 경기가 탄탄하다는 의미로 호재로 받아들여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현재 증시의 가장 큰 화두인 기준금리 관점에서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고용 시장이 이렇게 잘 버텨준다면 연방준비제도가 서둘러 금리를 내릴 이유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경기 호조가 오히려 고금리 장기화라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셈이다. RBC캐피털마켓의 마이크 리드 분석가는 이번 지표가 연준이 올해 금리를 장기간 동결할 가능성을 강력하게 뒷받침한다고 분석하며 시장의 우려에 무게를 실었다.특히 이날 기술주들의 수난시대가 두드러졌다. 인공지능(AI) 열풍이 가져올 구조적 충격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소프트웨어 관련주들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기술 및 소프트웨어 상장지수펀드인 IGV가 2.7퍼센트나 급락하며 분위기를 주도했고 시가총액 1조 달러가 넘는 거물급 빅테크 기업들도 하락장을 피하지 못했다.대장주 격인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각각 2퍼센트 넘게 하락하며 투자자들의 가슴을 철렁하게 했다. 아마존 역시 1.39퍼센트 떨어지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인공지능이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기대감은 여전하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문제나 실적 달성 여부에 대한 시장의 잣대가 더욱 엄격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증시의 찬바람은 가상자산 시장으로도 전이됐다. 한때 장밋빛 전망이 쏟아졌던 비트코인은 증시 하락과 금리 인하 기대감 후퇴에 직격탄을 맞으며 6만 7000달러 선으로 주저앉았다. 위험 자산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주식 시장과 코인 시장이 동반 약세를 보이는 커플링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난 하루였다.이번 뉴욕증시의 흐름은 서학개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수가 사상 최고 부근에 머물고 있지만 아주 작은 경제 지표 변화에도 변동성이 극심해질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켜 주었기 때문이다. 고용이 너무 좋아도 걱정, 나빠도 걱정인 이른바 나쁜 소식이 좋은 소식이고 좋은 소식이 나쁜 소식인 모순적인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전문가들은 당분간 연준 위원들의 입동향과 추가적인 물가 지표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고용 시장의 열기가 식지 않는 이상 연준의 매파적 태도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다우지수 5만 시대라는 역사적 고점에 올라섰지만 승리의 샴페인을 터뜨리기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인다.하지만 절망하기엔 이르다는 목소리도 있다. 하락 폭 자체가 크지 않았고 경기 침체 우려보다는 경기 호조에 따른 금리 동결 우려라는 점에서 기업들의 기초 체력은 여전히 튼튼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인공지능 관련주들의 조정 역시 과열된 시장을 식히는 건강한 과정이라는 해석도 나온다.결국 지금은 성급한 베팅보다는 시장의 방향성을 신중하게 살피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뜨거운 고용 지표가 가져온 차가운 증시 마감이 일시적인 조정일지 아니면 하락장의 전조일지 전 세계 투자자들의 눈치 싸움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 이번 주말 오픈런해야..티익스프레스 다시 깨어난다!

    겨울 내내 꽁꽁 얼어붙었던 놀이공원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이 운영하는 에버랜드는 봄의 기운이 완연해지는 시점을 맞아 겨울잠에 들었던 주요 야외 어트랙션들을 이번 주말부터 순차적으로 재가동한다고 12일 공식 발표했다. 차가운 바람 때문에 잠시 운행을 멈췄던 스릴 넘치는 놀이기구들이 다시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마치면서 주말 나들이를 계획하는 이들의 설렘 지수가 폭발하고 있다.가장 먼저 팬들의 심장을 뛰게 할 주인공은 에버랜드의 자존심이자 국내 최고 인기 어트랙션인 티익스프레스다. 티익스프레스는 오는 14일부터 본격적인 운행을 재개하며 스릴 마니아들을 불러 모을 예정이다. 약 3분간의 탑승 시간 동안 최고 시속 104km로 질주하는 이 목재 롤러코스터는 56m 높이에서 77도 각도로 수직에 가깝게 낙하하는 짜릿함을 선사한다. 특히 주행 중 무려 12차례나 경험하게 되는 무중력 구간은 티익스프레스만이 가진 독보적인 매력으로 꼽힌다.에버랜드 측은 오랜만에 다시 손님을 태우는 만큼 안전 관리에 만전을 기했다. 재가동에 앞서 안전 전문가들이 매일 아침 고공 56m 높이까지 직접 올라가 레일의 상태를 면밀히 확인했다. 또한 열차의 기계적 상태를 점검하고 시운전 테스트를 반복하는 등 철저한 안전점검 과정을 거쳤다. 77도의 아찔한 낙하 각도를 자랑하는 만큼 아주 작은 결함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티익스프레스의 뒤를 이어 시원한 물살을 가르는 수중 어트랙션들도 기지개를 켠다. 원형 보트를 타고 580m 길이의 굽이치는 수로를 따라 탐험하는 아마존 익스프레스와 약 6분간의 래프팅 코스 끝에 20m 높이에서 시원하게 떨어지는 빅드롭을 경험할 수 있는 썬더폴스가 오는 21일부터 운행을 시작한다. 겨울 동안 물기 없이 말라 있던 수로에 다시 물이 채워지며 에버랜드 특유의 활기찬 분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각 어트랙션의 오픈 일정은 당일 기상 상황에 따라 유동적일 수 있으므로 방문 전 홈페이지를 확인하는 센스가 필요하다.단순히 놀이기구만 타는 것이 아니다. 에버랜드는 설 연휴가 포함된 2월 한 달간 신년 운세와 행운을 테마로 한 왓에버 시리즈 포춘마켓 이벤트를 진행하며 방문객들에게 풍성한 즐길 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왓에버 시리즈는 에버랜드가 올해 새롭게 론칭한 월간 스페셜 이벤트로 매월 제철 콘텐츠를 테마로 선보이는 특별 프로젝트다. 2월의 테마인 포춘마켓에서는 사주와 타로, 꽃점 등 다양한 운세 콘텐츠를 체험하며 새해의 운을 점쳐볼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 마련됐다. 포춘마켓 현장에는 행운과 복을 상징하는 화려한 포토존이 설치되어 연인과 친구들이 인생 사진을 남기기에 제격이다. 여기에 신년 분위기를 가득 담은 이색 먹거리와 소장 욕구를 자극하는 굿즈들도 준비되어 오감을 만족시킨다. 특히 설 연휴 기간에는 온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특별 프로모션까지 진행되어 명절 나들이 장소로도 최적의 선택지가 될 전망이다.에버랜드 관계자는 겨울철 점검을 마치고 돌아온 어트랙션들이 방문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할 것이라며 새해의 복을 기원하는 포춘마켓과 함께 더욱 즐거운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고 전했다. SNS에서는 벌써부터 드디어 티익스 오픈이다, 아마존 알바생들의 춤이 그립다, 이번 주말 에버랜드 오픈런 대기 등 뜨거운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살랑이는 봄바람과 함께 다시 찾아온 티익스프레스의 굉음과 아마존 익스프레스의 시원한 물보라가 벌써부터 눈앞에 선하다.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 짜릿한 탈출구가 필요했다면 이번 주말 에버랜드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77도 높이에서 떨어지며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 새해 운세까지 확인하며 행운 가득한 2월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잊지 못할 2월의 추억은 지금 바로 용인 에버랜드에서 시작될 준비를 마쳤다.

  • 머스크 가문까지 번진 엡스타인 스캔들

    전 세계를 뒤흔든 희대의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유령이 이번엔 실리콘밸리의 상징인 머스크 가문을 덮쳤다. 미 정계와 재계를 넘어 엔터테인먼트 업계까지 쑥대밭으로 만든 엡스타인 문건에서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의 친동생인 킴벌 머스크의 이름이 선명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평소 모자 아이콘으로 잘 알려진 요식업계 거물 킴벌 머스크가 엡스타인으로부터 여성들을 소개받고 감사의 뜻을 전한 정황이 담긴 이메일이 공개되면서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현지 시간 11일 블룸버그 통신과 가디언 등 주요 외신들은 미 법무부가 공개한 약 300만 건에 달하는 방대한 엡스타인 문건을 분석한 결과 킴벌 머스크가 엡스타인과 밀접하게 교류하며 최소 두 명의 여성을 소개받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공개된 문건에는 킴벌 머스크가 직접 엡스타인에게 보낸 이메일들이 포함되어 있어 빼도 박도 못하는 증거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문건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충격 그 자체다. 킴벌 머스크는 2012년 10월 엡스타인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오늘 즐거운 만남이었다며 제니퍼와 나를 연결해 줘서 정말 고맙다고 적었다. 이어지는 또 다른 메일에서는 지금까지 그녀와 함께한 시간에 만족한다며 그녀는 훌륭하다는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가디언은 이 제니퍼라는 여성이 훗날 변호사를 통해 엡스타인에게 강요와 학대를 받았다고 주장해 온 피해 인물 중 하나라는 사실을 지목하며 사태의 심각성을 더했다.킴벌 머스크와 엡스타인의 은밀한 거래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2015년 6월 엡스타인이 측근에게 보낸 메시지에는 킴벌에게 또 다른 여자애를 줬는데 좋아하더라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는 킴벌 머스크가 엡스타인의 어두운 비즈니스 모델을 지속적으로 이용해 왔음을 시사한다. 특히 엡스타인이 이미 2008년에 미성년자 약취 혐의로 기소되어 전 세계적인 공분을 샀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후인 2012년과 2015년에도 킴벌 머스크가 그와 버젓이 교류했다는 사실은 도덕적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논란이 확산되자 킴벌 머스크는 즉각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를 통해 해명에 나섰다. 그는 2012년 친구에게 소개받은 30세 여성과 데이트를 했을 뿐이며 엡스타인이 소개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 악마와는 뉴욕 사무실에서 딱 한 번 만난 것이 전부이며 그의 악명 높은 섬에는 발도 들인 적이 없다고 강조하며 엡스타인과의 선긋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이미 공개된 이메일 속 고맙다는 표현과 엡스타인의 메시지 내용이 킴벌의 해명과 정면으로 배치되면서 누리꾼들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형인 일론 머스크 역시 엡스타인과의 연결고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일론 머스크가 직접적으로 여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증거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지만, 사업적인 교류 정황은 명확하다. 특히 2018년 일론 머스크가 돌연 테슬라를 비상장 회사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하며 전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었을 당시, 그 배후에서 자금 조달 등에 대해 조언을 구한 인물이 바로 엡스타인이었다는 사실이 이번 문건을 통해 다시금 확인됐다.킴벌 머스크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초기 이사회 멤버로서 머스크 가문의 사업 확장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온 인물이다. 그가 이토록 추악한 스캔들의 중심에 서게 되면서 테슬라와 스페이스X 등 머스크 관련 기업들의 브랜드 이미지에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 이미 온라인상에서는 테슬라 불매 운동 조짐까지 보이며 분노한 여론이 들끓고 있다.제프리 엡스타인은 유력 인사들을 자신의 비밀 섬으로 초대해 미성년자 성착취를 알선한 혐의로 2019년 수감 중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하지만 그가 남긴 300만 건의 문건은 죽어서도 세상에 독을 뿌리고 있다. 빌 게이츠, 앤드루 왕자 등 내로라하는 인물들에 이어 머스크 가문의 이름까지 등장한 지금, 과연 실리콘밸리의 황금기를 이끈 이들이 엡스타인의 추악한 그늘 아래서 어떤 이득을 취했는지 진실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머스크 형제는 그동안 자신들이 인류의 미래를 구원할 선구자임을 자처해 왔다. 하지만 이번 엡스타인 문건 폭로는 그들의 화려한 명성 뒤에 숨겨진 어두운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고맙다는 이메일 한 통이 불러온 나비효과가 과연 테슬라 제국의 근간을 흔들게 될지 전 세계가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다. 엡스타인의 문건은 아직 다 열리지 않았으며, 그 속에 잠든 또 다른 진실이 누구의 이름을 호명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 단 50명에게만 허락된 메종 마르지엘라 호캉스

     호텔과 패션이라는 이질적인 두 영역이 만나 특별한 시너지를 만들어내고 있다.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이 지역의 매력적인 브랜드를 발굴해 소개하는 '몬드리안 에디트' 시리즈의 일환으로, 호텔 인근에 위치한 메종 마르지엘라 한남 플래그십 스토어와 손잡고 이색적인 협업을 선보인다.이번 협업의 핵심은 호텔에서의 편안한 휴식과 패션 브랜드의 감각적인 정체성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한 한정판 숙박 상품이다. 단순한 숙박을 넘어,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와 철학을 투숙객의 일상 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투숙객은 브랜드의 시그니처 향을 오롯이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선물을 받게 된다. 향수와 바디로션, 샤워젤로 구성된 '프래그런스 3종 키트'를 통해 머무는 내내 메종 마르지엘라의 향을 만끽할 수 있다. 또한, 한남 플래그십 부티크 카페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케이크와 커피 이용권도 제공된다.경험의 폭은 호텔 밖으로까지 확장된다. 투숙객이 한남 플래그십 매장을 방문해 일정 금액 이상 구매할 경우 추가적인 선물을 증정하며, 브랜드와 호텔 간의 유기적인 연결을 강화했다. 여기에 호텔 실내 수영장과 피트니스 센터 이용, 평일 늦은 퇴실 서비스 등은 여유로운 휴식을 완성한다.이번 협업은 호텔이 단순히 잠만 자는 공간을 넘어, 지역의 문화와 트렌드를 잇는 플랫폼으로서 기능하려는 시도의 연장선에 있다. 호텔의 입지를 활용해 주변의 매력적인 콘텐츠를 발굴하고 이를 고객 경험으로 연결하는 새로운 전략을 보여주는 사례다.해당 상품은 고객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단 50객실 한정으로 기획되었으며, 오는 4월 11일까지의 투숙 기간 동안 운영된다.

  • 무대 위에 펼쳐진 수묵화, K-판타지의 새로운 경지

     24년의 긴 기다림 끝에 돌아온 뮤지컬 '몽유도원'이 고전 비극을 화려한 '백제 판타지'로 빚어내며 관객들을 압도하고 있다. 삼국사기 '도미설화'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이 작품은 한 남자의 비뚤어진 욕망이 어떻게 모두를 파국으로 이끄는지, 그 과정을 압도적인 미학으로 그려낸다.'명성황후', '영웅'의 신화를 쓴 제작사 에이콤이 선보이는 '몽유도원'은 단순한 재연이 아니다. 미국 브로드웨이 진출을 목표로, 처음부터 세계 시장을 겨냥해 완전히 새롭게 설계된 오리지널 프로덕션이다. 한국의 고전 설화가 지닌 독창성을 인류 보편의 서사로 확장하려는 야심이 돋보인다.이야기는 백제의 여경왕이 꿈에서 본 여인 '아랑'을 잊지 못하며 시작된다. 이미 다른 이의 아내인 그녀를 향한 왕의 맹목적인 사랑과 집착은 결국 아랑의 남편 '도미'와의 피할 수 없는 대결로 치닫는다. 사랑을 얻으려는 선택이 도리어 사랑을 망가뜨리는 과정은 고전 비극의 냉정한 공식을 충실히 따른다.이 작품의 백미는 단연 여경과 도미가 벌이는 '바둑 대결' 장면이다. 흑과 백의 돌이 놓이는 순간, 무대는 흑백의 논리로 움직이는 냉혹한 권력의 세계를 상징하는 군무로 확장된다. 관객은 설명을 통해서가 아니라, 칼날처럼 날카로운 춤사위와 구성을 통해 인물들이 맞이할 파국을 온몸으로 체감하게 된다.무대 전체를 한 폭의 동양화처럼 물들이는 수묵 애니메이션과 여백의 미는 이 작품의 또 다른 볼거리다. 스크린에 번지는 먹의 농담은 단순한 배경을 넘어 인물의 심리를 대변하는 언어가 된다. 여기에 국악기와 서양 오케스트라가 결합한 웅장한 음악은 오페라의 비장함과 록의 추진력을 넘나들며 극의 깊이를 더한다.이 모든 시청각적 장치를 완성하는 것은 배우들의 압도적인 기량이다. 국악부터 록, 발라드까지 폭넓은 장르를 완벽하게 소화하는 배우들의 역량은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작품의 지향점에 강력한 설득력을 부여하며, 제대로 된 K-판타지 뮤지컬의 탄생을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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